---최근 찾은 경상북도 구미국가산업1단지 내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이곳에서는 ACR(Autonomous Case-handling Robot·자율 상자처리 로봇)로 불리는 로봇들이
10개 층 이상으로 쌓인 선반을 오고 가며 빠르게 제품 입출고를 진행하고 있었다. 다품종 소량 주문 처리에 특화된
ACR 덕분에 관리자 2~3명만 있어도 한 시간에 1500개 박스 처리가 가능했다.
이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기 전 700개 정도만 처리할 수 있었던 점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2배로 뛰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유휴공장이 첨단 자동화 설비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물류플랫폼’으로 변신해 지역 중소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물류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던 지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게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재고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구미 스마트 물류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총괄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전담기관을 맡은 ‘산업단지 스마트 물류플랫폼 구축·운영사업’ 일환으로 조성됐다.
대기업과 달리 자체 첨단 물류센터나 관리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공유형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핵심 목표다.
센터는 구미 케이이씨 디바이스의 폐공장을 리모델링해 2350평(7769㎡) 규모로 조성됐으며,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인력 중심으로 운영됐던 기존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스마트 센터는 입출고·재고·운송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
WMS(창고관리시스템)와 연동된 통합공유시스템이 구축되어, 고객사들은 인터넷만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재고 현황, 입출고 이력, 창고의 온·습도 등 주요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온·습도 이탈 시 알람이 제공되는 기능 등도 있어 반도체·전자부품 등 정밀한 제품 관리가 필요한 기업들이 특히 선호한다.
SK실트론, 신영전자를 비롯한 30여 개 기업들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자동화를 통한 공간 및 작업 효율성 증대로 이용 기업들은 평균 10~20%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 부품 기업 대표는 “도입 6개월 만에 물류비가 약 12% 절감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재 기업 대표는
“이전에는 하루 2시간씩 입출고 기록을 수기로 정리했는데,
지금은 10분도 안 걸린다”며 “인건비 기준으로 월 150만 원 이상 절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산으로 물류를 관리하며 입출고 오류, 재고 불일치, 분실·누락 등의 문제도 대폭 줄었다. 한 자동화 장비부품 기업 대표는 “스마트물류센터를 이용하기 전에는 재고파악 오류로 월 4~5건 가량 출고 사고가 발생했지만,
최근 3개월 간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전했다. 센터를 운영하는 이종수 케이이씨 디바이스 대표는
“스마트 물류는 단순히 사람보다 일을 빨리 처리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정확한 재고관리로 오류를 없애고, 물류 현장의 인력 의존도를 낮추며, 데이터를 통해
경영진의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이씨 디바이스는 향후 무인지게차 등 첨단 물류 자동화 장비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공항·항만 연계 수출입 물류 추적 기능 등 통합 물류 서비스 고도화도 계획 중이다.
이종수 케이이씨 디바이스 대표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 고객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그리고 운송까지 연계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구미=서정원 기자
출처 : [매일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